고양이와의 전쟁을 선포했던 거문도

이게 무슨 얘기인고 하니, 고양이 때문에 거문도의 어업생활에 큰 피해를 입고 있는 나머지 주민들이 참다 못해 사방에 청원을 내면서 결국 이 이야기가 6일자 뉴스데스크에 또 다시 거론되었다는 이야기이다. 1년전 쯔음 본인도 모시던 교수님들과 함께 세미나 및 관광차 여수에서 거문도로 잠시 들렸을 때도 고양이들의 개체수가 정말로 많았다. 주차된 차량 밑이나 어항의 곳곳에 있는 쓰레기통에도 많았고, 몇 마리는 선창을 따라 여객선으로 불법승선까지 하려더라, 아무튼 거문도는 고양이들이 기승이라 쓰레기통마저 공중에 빨랬줄로 매달았다. 이 광경이 곳곳에 펼쳐져 있다. 고기를 말리기 위해 공중에 그물을 매달았고, 골목마다 어망을 개조해 만든 덫을 놓았다(실제로 이놈에 걸리는 고양이는 많지 않다고...)

사실 이 문제가 하루 이틀 된 문제는 아니다. 물론 배에 몰래 잠입해서 섬에 상륙해 번식하는 경우도 있다지만, 6-7년 전부터 거문도를 점령했던 실제 주인인 "쥐" 를 박멸하기 위해 육지로 나갔던 사람들이 고양이들을 몇 마리씩 들여오다가 이젠 이 고양이의 개체수가 통제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많아져 버린 까닭이다. 최근 몇 년에 걸쳐 거문도의 이 문제가 전라도나 경상도 지역의 미디어를 통해 몇 번 그 심각성이 드러난 적은 있었다. 이 때가 2005년에서 2006년 사이였으니 지금이 2008년임을 감안하면 여전히 거문도는 고양이와 몇 년째 전투를 치르고 있음에는 뻔하다.

뉴스에도 환경청 관계자가 나와서 "중성화 수술을 통한 자연적 개체수 감소에 들어가겠다" 라고 말했지만, 이 부분은 처음 공론화 되었던 시점부터 낙동강과 영산강 환경청에 의해 입버릇처럼 언론에 내뱉어지던 말이었다. 사람을 노려보면서 도망가지도 않고 섬의 주인행세를 하던 고양이들이 정작 인간들의 포획망에는 잘 걸리지 않는다는 점도 있으나, 이는 어찌 보면 그 동안 거문도의 문제가 사실상 "방치" 되어 왔다는 인식을 지우기에는 힘들어 보인다.

지난 9월에도 주민들의 성난 민원에 여수시가 대대적인 "고양이 소탕" 을 밝혔지만, 동물보호단체에서 극렬하게 반대를 표명함에 따라 아직도 방법론만 여러가지 리스트처럼 쫘악 뽑아는 놓고, 정작 10월이 된 지금까지 실행조차 옮기지도 못하고 있다. 물론 동물보호단체나 고양이보호협회 라는 곳에서도 안락사의 잔인함과, 무분별한 소탕전은 고양이 개체수 감소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의견도 일리가 있다. 그래서 중성화 수술을 통한 방목으로 자연적 개체수 통제를 하겠다... 라는, 예전과는 달리 다소 완화된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글쎄? 제대로 된 개략적 개체수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다, 문제가 되고 있는 고양이가 한 두마리가 아니라는 점인데, 그 많은 고양이를 하나 하나 잡아서 어느 세월에 중성화 수술을 시키고 다시 방목시킬 것인지? 자연적인 개체수 감소에 얼마만큼의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지? 당장 수치화되지도 못한 계획 속에서 언제까지 미디어에 한 번씩 뜰 때마다 입막음 용으로 "중성화... 생포..." 라는 말을 할 것인지는 의문이다. 물론 몇 년이나 지난 얘기가 오늘 또 다시 "마치 처음 있는 일인것 마냥" 뉴스데스크에 포장되어 올라오는 것을 보니 위의 의문이 더더욱 풀리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에도 거문도의 주민들은 하루 하루를 고양이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점이 아닐까?

문득 프랑스의 얘기가 생각난다. 프랑스의 하절기 휴가기간동안 집에서 굶어죽는 개가 1만여마리고, 여행지에서 버려지는 애완동물이 10만마리가 넘고, 그 여행지에서 번식한 뒤 장기적으로 피해를 주거나 번식하지 않는 중성화 동물이라고 해도, 매년 반복되는 버려짐 때문에 결국 개체수가 줄지 않는다는 통계가 말이다. 이러한 점들을 생각해 보면 단지 섬이라는 것, 그리고 그 좁은 곳에서 더 이상 달아날 곳도 없는 것.. 이라는 이유를 들어 고양이들의 기하급수적인 증가에 따른 대민피해를 오직 동물보호라는 이유 하에 감수해야 하는지 궁금하다. 물론 섬이기에 고양이들이 외부에서 유입 될 가능성은 적을 것이다. 결국 그 안에서 번식하고 증가하는 것이면 적절한 통제대책을 세워서 관리를 잘 하면 어느정도 자연적 개체수는 유지되지 않을까?

우리지역의 이야기가 아니니 "관심없다" 라는 의견을 보이는 것 보다는 당장 내가 사는 곳에 저런 일이 발생한다면 어떠한 의견을 내놓을 것인가를 되돌아보도록 하자. 물론 외계로 떠나실 분이면 상관 없겠지만 말이지

by 야옹이 | 2008/10/07 00:28 | 밥말아먹을이슈 | 트랙백 | 덧글(4)

Commented by 안경소녀교단 at 2008/10/07 01:47
고양이가 국내외 유명 정력제의 재료로 쓰인다는 소문만 내면 게임 끝입니다.

사실 예전부터 고양이가 신경통에 좋다는 얘기는 있었지만...
Commented by 야옹이 at 2008/10/09 20:45
정력냥이 'ㅂ'
Commented by 장어구이정식 at 2008/10/07 20:10
; ㅅ ;)우엉 불쌍해요. 필요하면 들여놨다가 필요없어지니 죽여버린다니 너무 잔인해요..
Commented by 야옹이 at 2008/10/09 20:45
흑흑 ;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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